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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임

[마포서부]따봉_11월 소모임후기

작성자
장재희
작성일
2022-11-25 20:15
조회
174

모임일자: 2022. 11. 8(일) 10시30분~

모임장소: 마포마을활력소 1층공유라운지 

모임인원: 총7명(어은경,장재희,김아름,전하연,이유미,박현숙,이주경)

읽은책: 훌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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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소감>

신형철 문학평론가를 좋아한다. 그 분이 씨네21에 쓴 영화비평을 읽었는데 타인은 단순하게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모두 복잡하게 나쁜사람이라고 했다. 책에서 동생이 엄마에게 학대 당하고 온다. 그런 동생이 누군가의 휴대폰을 가지고 있고 죽은 새를 가지고 있다. 주인공은 동생의 행동에 손을 치켜들었다가 집에 온다. 할아버지가 쿠션으로 동생을 때린다. 그 전까진 동생을 학대한 엄마가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동생에게 손이 올라갔던 자기 자신도 엄마와 다르지 않구나라고 느껴 멈춘다. 내가 손가락질 하는 사람과 사실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아는 장면이 좋았다. 

복잡한 마음을 미묘하게 눈에 잘 보이게 전개한다. 카페에서 다 같이 모여 공부할 때 뒤에서 친구를 험담하는 소리가 들리는 장면. 강단있는 여자친구가 마시던 음료수를 한 모금 들이켜고는 험담하는 친구들에게 가서 말을 하고 온다. 그러곤 자기 자리로 돌아와 음료수를 마저 마신다. 그 여자친구는 얼마나 용기가 필요했을까 돌아왔을 때 긴장이 풀린다. 용기란 무엇인지 힘을 쓴다는 것은 무엇인지 문제를 맞섰을 때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려주는 그 장면이 주는 울림이 좋았다. 

작가의 말도 좋았다. 장애아를 키우며 세상의 시선을 아는 작가는 굉장히 윤리적으로 글을 쓰는 작가인 것 같다. 이 사람은 자기 이야기를 온전히 책임지려고 한다는 것을 느꼈다. 문학동네 수상작을 믿고 보는 데 그 중에서 가장 좋았던 책이었다.

10대 주인공이 잘 극복하는 모습에 공감보다는 거리감이 생긴다. 요즘 이런 아이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선생님, 좋은 친구들도 만나고 주인공이 가진 힘도 좋다. 아이들이 읽었을 때 거리감이 생기지 않을까 감정이입이 잘 안되어 아쉬웠다. 고향숙 선생님 부분 고민이 된다. 이런 선생님들이 많지 않을 것 같다. 자길 모함하는데 넘어가는 선생님들이 있을까 공교육에서 이런 선생님이?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일을 하며 만난 교사들은 흔히 청소년 소설에 나쁜선생님만 나온다고 한다. 그런데 이 소설에선 좋은 선생님이 나와 새로운 시선으로 쉽게 읽히는 좋은 점도 있다. 그러나 거리감이 있어서 그리 좋게 느껴지진 않았다.

조금 봐야지 했다가 새벽까지 읽었다. 재밌게 봤다. 기억에 남는 게 시련을 극복하는 법. 그것이 와닿았다. 누군가의 시련을 접했을 때 공감해주는 것 그것이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될 것 같다. 두 장면. 차에서 선생님과 이야기할 때 말 중에서 전쟁이 난 것도 아니고 고문을 당한 것도 아니다. 라는 장면과 할아버지와 웃는 장면. 서로의 힘듦을 말하진 않았지만 서로 감정이 공감되던 장면이 남는다.

내면의 힘듦이 있는 유리는 입양된 것을 제일 친한 친구에게도 말을 못한다. 이 책을 읽고 입양에 대해 고민이 되었다 결혼 전부터 남편과 고민했다. 그런데 남편이 결혼을 하자 못할 것 같다 라는 이야기를 했다. 아이가 동생을 나아달라고 했을 때도 고민했는데 이 때도 힘들다고 했다. 입양은 누군가를 책임지는 무게감. 완벽한 사람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고 고민이 되었다. 아이들에게도 읽어보고 이야기나누자고 했다. 

너무 잘 읽혔다. 좋았던 문장이 '연우 한명이 왔는데 지진이 난 거 같았다' 이 표현이 좋았다. 차에서 선생님과 담담하게 나누는 대화도 좋았다. 눈앞에 그려지면서 남았다. 훌훌 털고 떠나려고 하다고 떠나지 못할 이유가 생겼다. 그런데 가뿐했다라고 말한다.

p154. 학교를 통해서 성공하는 애들은 따로 있었다. 차분히 앉아 있는 걸 잘할 수 있고 오랜 시간 집중할 수 있고 두뇌 회전이 빠른 애들이 학교 안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불공평한 건 경제적인 요소만이 아니었다. 특정한 기질을 타고난 아이들을 우대하는 곳이 학교였고 학교에서 우리들이 치르는 경쟁은 따지고 보면 공정한 것도 뭣도 아니었다.

학교를 통해 성공하는 분류가 따로 있다는 표현에서 '내 아이는 학교에서 힘들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할아버지와 나의 거리 안전장치. 나는 사람들과 거리를 둔다. 깊이 들어가지 않고 거리를 두는 것이 편하고 맞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은 다르게 생각된다. 맞나 외롭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든다.

어릴 때 이직하고 갓 출산했을 때 독박육아. 아이가 너무 울어서 왜 이렇게 울어하면서 아이를 소파에 내려놨는데 그때 내 모습에 깜짝 놀랐다 유리도 동생에게 그런 감정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엄마를 욕하기 보다는 누구나 이럴 수 있다. 동생이 죽은 새를 묻어주려고 가방에 넣었다고 했다. 선배가 계속 물어야 한다고 했다. 긴가민가 했어도 믿어야 했고 물어야 했다. 묻지 않고 믿지 않고. 단지 가방에 죽은 새를 넣은 것만 보곤 손을 들어 올린다. 물론 가해자에게 어떤 서사를 줘야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쉽게 손가락질을 하진 말아야하지 않을까 어떤 상황이 저렇게 몰아갔을 까 물론 정당성을 줄 수 없지만. 

제목이 '훌훌', 스포로 입양 주제라는 것을 알고 책을 읽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무엇을 전달하려고 하는지 정확히 모르겠다. 구도상으로 끄덕했던 게 수업시간에 김수영의 시를 가지고 사건을 만들어서 전개를 시킨다. 준비를 많이 했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의 반전도 있다 수빈의 정체가 담긴 동영상을볼 수 있다는 표현. 그래서 어떻게 되었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같이 읽었는데 한강 작가는 뚜렷하게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있다. 근데 이 책은 모르겠다. 하이틴적인 요소. 학교가 나오고. 10대 소설이긴한데 학교의 매운맛이 없다. 놀리는 수준. 학교에 대한 묘사가 약했다. 현실을 반영한 거 맞나. 아쉬움이 남았다. 끝까지 전개나가는 것은 좋았다. 

좋은 점은 드라마 보는 것 같았다. 스토리가 어디로 향할 지 몰라 재밌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할아버지가 수술을 받을 때 친구들이 온다는 그부분이 찡했다. 입양 이야기를 다뤘는데 어떤 것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여자 주인공은 너무 영화 같은 입양 과정이어서 일반적인 입양은 아닐 것 같다. 입양 받은 사람들에게 지지 받고 싶었다고 했는데...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는 한치의 어긋남이 없이 톱니바퀴처럼 내용이 전개되는 게 아쉬웠다. 청소년 소설이 아쉬운게 감정선을 단순화할 때 아쉽다. 입양을 한 사람의 인생에서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고 말 하고싶은 거 같아서 도리어 좋았다. 주인공이 어딘가에 살아 있을 거 같다. 아이들도 어른들처럼 살면서 고민이 있다. '달콤한 인생' 영화를 보며 위로를 받았다. 황정민이 인생은 고통이야 라고 하는데 그 말이 위로가 되었다. 집에 풍파가 있었던 거 아니었지만 인생이 힘들다고 생각이 되었는데 그말이 위로가 되었다. 청소년 입장에서 봤을 때 나름대로 복잡한 세계들이 잘 보여주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극단적인 것이 없는 게 더 현실감있게 보여주는 것 같다.

청소년소설 중간중간 고민할 내용을 배치한다. 그런 게 해소되지 않고 끝난다. 그게 아쉽다. 어떤 드라마틱한 해결되는 내용이 나오면 도리어 더 소설같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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